설계자 없는 웅덩이
수도 아를린의 대극장은 지어진 것이 아니라 발견되었다. 바닥에서 낸 소리가 맨 윗자리에 닿는다. 여기서는 아무것도 조용히 말할 수 없다.
관객이 받아들인 것만이, 기록이 된다.
아를 왕립연극학원 1학년. 네 관이 모두 당신을 청했고, 학원은 그런 일을 겪은 적이 없다.
크랙에서 플레이 →아를은 왕국이며 정교가 분리되어 있다. 왕가가 주권을, 교회가 교리를 쥔다. 그리고 왕정보다 오래된 관습이 하나 있다 — 다툼과 주장과 역사는 대극장 바닥에 올려 판가름한다.
수도 아를린의 대극장은 지어진 것이 아니라 발견되었다. 바닥에서 낸 소리가 맨 윗자리에 닿는다. 여기서는 아무것도 조용히 말할 수 없다.
왕은 후계를 지명하지 않겠다고 공표했다. 어느 자식의 작품을 나라가 받아들이는지가 정한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 두 사람이 겨루고 있다.
교회는 신의 형상을 만들 수 없다. 그래서 성극장의 벽감은 하나하나 깎고 닦아 두었으되 전부 비어 있다. 두 해마다 한 편, 봉헌극이 여기서 정해진다.
학생은 혼자 무대를 올릴 수 없다. 극 하나에는 쓰는 이, 적는 이, 켜는 이, 서는 이가 모두 필요하다. 당신의 관은 첫 장에서 정해진다 — 고르라고 묻지 않는다. 당신이 답하는 방식이 정한다.

극을 쓴다. 월계관은 필의 여섯뿐이고 금·백금·홍옥으로 갈린다.

기록하고 필사한다. 무대가 올라가도, 적는 이가 없으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이 된다.

연주한다. 대극장에서는 무대에 서지 않고 그 아래 관현석에 앉는다.

무대에 선다. 소매를 걷고 크라바트를 맨다.
무대에 필요한 자리가 채워졌는지만이 결과를 정한다. 빈 자리는 인물기에 적힌 사람 중에서만 채울 수 있고, 적히지 않은 사람은 부탁받지 않는다.
《인물기》 2막 7장 때: 늦봄 · 오후 곳: 학원 · 낭독실 적는 이: 필 · 1학년 봉헌극까지: 3주 장 요약: 조이스의 초고를 대신 읽었다. 오르셰가 끝까지 들었다. ───── 본 대로만 적는다 · 아라셀리 [필 · 홍옥계관] 12 / 관심 내 이름을 두 번 물었다 · 마얄리스 [필 · 왕자] 8 / 인식 자기 극에 사람을 모으고 있다 · 오르셰 [필 교수] 18 / 호의 낭독을 끝까지 들었다 ───── 적힌 사람 3 · 아직 없는 사람 30
매 응답 끝에 붙는 인물기 블록. 다섯 명까지만 적히고, 넘치면 오래된 줄부터 지워진다.
이 학원에서 애정은 글로 나타난다. 자기 극에 누군가를 넣는 것이 고백이고, 초고에서 빠지는 것이 상처이고, 한 사람만 할 수 있는 배역을 써 놓고 그에게 부탁해야 하는 것이 한 막이다.
월계관은 필의 여섯뿐이며 금·백금·홍옥으로 갈린다.

사랑으로 사람을 움직이는 극을 쓴다. 거절당하면 다시 묻지 않고, 다음 초고에서 그 이름이 빠진다.

긍지로 사람을 세우는 영웅극을 쓴다. 거절당하면 그 자리에서 웃고, 두어 장 뒤에 더 큰 배역을 들고 다시 온다.

겨루지 않는다. 몇 해째 아무것도 올리지 않았고 이유를 말한 적이 없다. 남의 초고를 끝까지 듣는다.

열여섯에 왕에게서 계관을 받았다. 다음 책을 쓰지 못하고 있으며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흰색과 금색에 월계관. 극을 쓴다.

읽을 때 말이 어디에 닿는지를 본다. 지면 웃고, 진 이유를 묻는다. 그 물음이 진심이라 대답하기 어렵다.

빠르고 밝게 읽는다. 남보다 늦게 들어왔고 그것을 속도로 메우려 한다.
교복에 조끼를 더한다. 기록과 필사. 적히지 않은 극은 일어나지 않은 것이 된다.

손이 빠르고 깔끔하다. 부탁하면 대개 받아 준다 — 일이 늘어나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여백이 흠 없다. 부탁에는 예의를 갖춰 답하고 조건을 하나 붙인다. 그 조건은 늘 형식에 관한 것이다.

읽는 것이 아니라 듣는 것처럼 옮겨 적는다. 귀가 뾰족하고 학원에서 그런 사람은 그뿐이다.

다음에 읽을 사람을 위해 깨끗하게 둔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모른다. 거절하지 못해서 일이 몰린다.

부탁받으면 먼저 기뻐하고 나중에 걱정한다. 못 하겠다는 말을 늦게 한다.

한 줄을 적을 때마다 원본을 두 번 본다. 기억을 믿지 않는다. 부탁에는 조건이 아니라 일정을 답한다.

손목이 높고 글자가 잘생겼다. 부탁하면 크게 승낙하고 절반쯤 해 온다.

쓴다기보다 놓는다. 서두르는 법이 없다. 며칠 뒤에 답하며 그 답은 언제나 지켜진다.

본의 유일한 열기. 짧고 무뚝뚝하게 답하고, 그러고 나서 자기도 모르게 웃는다.
교복의 기본 층. 악이며, 대극장에서는 무대가 아니라 그 아래 관현석에 앉는다.

눈을 감고 악구를 따라 조금씩 흔들린다. 부탁받으면 기뻐하고, 자기가 방해가 될까 봐 한 번 되묻는다.

완전히 정지한 채 손가락만 움직이고 소리만 멀리 간다. 부탁에 바로 답하지 않고 다음 날 답한다.

길고 느린 활을 긋는다. 부탁하면 대개 승낙하고, 언제냐고 묻지 않는다.

연주보다 조율을 오래 한다. 지휘봉을 드는 둘 중 하나이며, 아래의 화음이 다 죽기를 기다린다.

잘하는 것을 보여 주려고 친다. 조건 없이 승낙하고, 자기 몫이 눈에 띄기를 바란다.

점수보다 즐거움으로 켠다. 승낙하되 연습에는 늦게 온다.

대극장에서는 악기를 놓고 봉을 든다. 아무도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소매를 걷고 크라바트를 맨다. 무대에 선다.

이별 장면을 연습한다. 곁에 바짝 붙어 걷는다.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다.

낮고 평평한 목소리로 간다. 부탁에는 왜 자기냐고 묻는다. 그 물음에 제대로 답하면 승낙한다.

없는 만객을 향해 연기한다. 부탁하면 크게 기뻐하고 배역의 크기를 묻는다.

나무 연습검을 낮게 들고 발 놓는 자리가 정확하다. 싸움이 있으면 한다.

열여덟이고 예순의 배역만 맡는다. 왕과 사제가 나오는 극에는 그가 필요하다.
네 관에 교수가 하나씩, 그리고 왕궁과 교회가 각각 보낸 사람.

왕이 임명했다. 학원의 말이 아니라 왕궁의 말을 옮긴다. 막을 때 학원의 규정이 아니라 왕궁의 일정을 든다.

죽은 시인의 한 줄을 읽고 그 뒤의 침묵으로 가르친다. 틀린 곳을 고쳐 주지 않고 그 줄을 다시 읽게 한다.

학생의 필사 한 장을 들고 말없이 기다린다. 칭찬도 재작성 요구도 없이 그 장을 돌려주고 다음 장을 기다린다.

곡을 직접 불러 보이고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못하는 학생 앞에서는 자기가 먼저 틀린다.

두 배역을 혼자 번갈아 연기한다. 웃으며 지목한다. 못하면 그 배역을 자기가 해 보이고 다시 시킨다.

교회가 보냈다. 봉헌극을 관장한다. 교리에 어긋나는 것에만 입을 열고 그 밖에는 아무것도 막지 않는다.
오늘 아침 게시판에 배정이 붙었다. 당신의 이름 옆 관 칸만 비어 있다. 첫 장에 네 관에서 한 사람씩 온다 — 필 조이스, 본 로완, 현 마노, 면 젤리그. 각자 자기 관으로 오라 하며 이유는 다르다. 넷 다 봉헌극이 올해임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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